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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신자들을 위한 가톨릭 신학 사적 계시는 오늘날에도 필요할까요?

작성자 운영자(ip:)

작성일 2022-09-23

조회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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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가톨릭 신자들을 위한 가톨릭 신학 사적 계시는 오늘날에도 필요할까요?

 

신약성경 중 가장 마지막 책을 가톨릭에서는 ‘요한묵시록’이라 하고, 개신교에서는 ‘요한계시록’이라 하는데, 

두 표현은 그리스어 ‘아포칼립시스’(apokalypsis, 숨은 것을 드러냄)를 번역한 것으로 사실 중대한 차이는 없습니다. 

미묘한 차이는 있습니다. ‘묵시’(默示)는 비유로 감추어진 것이기에 하느님이 열어주셔야 함을 강조합니다. 

‘계시’(啓示)는 열 ‘계’(啓)자를 써서, 신비를 깨우쳐 열어주는 것에 더 집중합니다. 

가톨릭교회에서는 묵시문학의 특성을 강조하며 ‘묵시록’이라는 이름을 선택했습니다. 그런데 더 적합한 명칭은 

‘묵시록’이나 ‘계시록’이 아니라, 묵시록 1장 1절의 표현대로 ‘예수 그리스도의 계시’라 하는 것이 옳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흔히 ‘계시’를 ‘감추어진 것을 드러냄’이라 설명하는데, 틀린 답은 아니지만 온전한 의미를 드러내지 못합니다. 

성경과 신학에서 말하는 계시란 ‘하느님께서 하느님에 대해 알려주신 것’입니다. 

하느님(=절대자, 초월자, 창조주)에 대해 인간 스스로 알 수 없기에, 먼저 그분이 당신을 알려주셔야 합니다. 

계시의 대표적 형태는 ‘성경과 성전(聖傳)’입니다. 그리고 계시의 목적은 인간 구원입니다. 

그렇다면, 인간에게 주어진 첫 번째 계시는 무엇일까요? 정답은 ‘세상 창조’입니다. 

창조를 통해 하느님께서 ‘전능하신 천주 성부, 천지의 창조주’이심을 알려주셨고, 

모든 인간을 구원으로 이끌고자 하심을 알려주십니다.

 

공적 계시는 인류 전체를 향한 하느님의 계시를 일컫는데, 하느님께서 그리스도를 통해 모든 것을 말씀하셨기에 

계시는 신약성경에 선포되어 있는 것처럼 그리스도의 신비가 완성됨으로써 끝이 났습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영광스럽게 나타나시기 전에는 어떠한 새로운 공적 계시도 바라지 말아야 한다.”(「계시헌장」 4항) 

사적 계시는 신약성경 완성 이후의 모든 환시와 계시를 일컫습니다. “(사적 계시들은) 그리스도의 결정적 계시를 

‘개선’하거나 ‘보완’하는 것이 아니라, 역사의 한 시대에서 계시에 따른 삶을 더욱 충만하게 

살 수 있도록 돕는 데에 지나지 않는다.”(『가톨릭교회교리서』 67항)

 

하느님의 뜻은 구약의 이스라엘 백성과 예언자들을 통해, 특히 신약의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여러 차례, 

다양한 방식으로 전달되었습니다. “하느님께서 예전에는 예언자들을 통하여 여러 번에 걸쳐 

여러 가지 방식으로 조상들에게 말씀하셨지만, 이 마지막 때에는 아드님을 통하여 우리에게 말씀하셨습니다.”(히브 1,1-2) 

여기서 말하는 ‘마지막 때’는 세상 종말의 때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계시의 완성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 땅에 오셔서 말씀과 행적, 즉 복음을 통해 인간에게 계시해 주신 때를 말합니다. 

예수님을 통해 계시가 완성되었다는 것은 하느님의 신비, 구원 계획과 완성에 대한 모든 신비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드러나고, 실행되고, 결정되었다는 의미입니다.(「계시헌장」 2항 참조) 

말씀이신 그리스도는 하느님의 뜻이고 의지이며, 하느님 자체이십니다. 예수님의 삶, 죽음, 부활, 승천을 통해 

계시의 모든 의미와 내용이 완성되었으며, 이 계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성령께서 진리로 이끌어 주십니다. 

예수 그리스도가 없었다면, 우리는 하느님이 어떤 분이신지, 인간 삶과 죽음의 의미가 무엇인지, 

우리 자신이 누구인지 알 수 없습니다. 그리스도교에서는 계시의 완성이자 

하느님 말씀이신 그리스도께 순응하는 것이 신앙이며 구원의 길이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2022년 2월 27일 연중 제8주일 서울주보 4면, 조한규 베네딕토 신부(가톨릭대학교 조직신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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